어두운 지옥 같은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딛고 화려한 연예계 정상에 올라선 톱스타 백아진. 그녀의 파멸적인 여정을 그린 드라마 ‘친애하는 X’는 잔혹한 복수와 뒤틀린 사랑이 정교하게 얽힌 서스펜스 멜로의 정점을 보여줍니다. 대중 앞에서는 천사 같은 가면을 쓰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자신의 성공을 방해하는 자들을 철저히 짓밟고 올라가는 냉혹한 소시오패스의 얼굴이 숨겨져 있습니다. 티빙 오리지널로 공개된 이 작품은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여,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 감춰진 연예계의 암투와 인간 본능의 가장 어두운 밑바닥을 적나라하게 파헤치며 시청자를 숨 막히는 심리전의 한복판으로 초대합니다. 이야기의 중심에 선 백아진(김유정 분)은 유년 시절부터 남다른 서늘한 기질을 지닌 인물로 묘사됩니다. 참혹한 가정환경과 학교 폭력이라는 지옥도 속에서 그녀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X’라 불리는 장애물들을 하나씩 제거해 나갑니다. 고등학교 시절 경쟁자였던 심성희를 교묘한 수로 제거하고, 자신의 매력을 이용해 윤준서(김영대 분)와 김재오(김도훈 분)를 장기판의 말처럼 부리는 그녀의 모습은 단순한 악녀를 넘어선 매혹적인 파괴자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히 윤준서는 아진과의 아픈 과거를 공유하며 그녀에게 겉잡을 수 없이 빠져들고, 김재오 역시 가정 폭력의 상처 속에서 아진을 구원자이자 파괴자로 받아들이며 기형적인 관계를 형성합니다. 드라마는 단순히 한 여성의 성공담에 머무르지 않고, 정점에 오른 순간 서서히 드러나는 과거의 비밀과 그로 인해 촉발되는 파국을 밀도 있게 그려냅니다. 화려한 명품과 플래시 세례 뒤에 숨겨진 죄악들이 서로를 겨누기 시작할 때, 인물들은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원작 웹툰의 충격적인 전개를 바탕으로 하되, 드라마는 더욱 입체적인 감정선과 냉혹한 결말을 예고하며 긴장감을 고조시킵니다. 사랑조차 성공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아진의 세계관은 시청자들에게 도덕적 딜레마와 함께 기묘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합니다. ‘스위트홈’, ‘미스터 션샤인’ 등을 통해 압도적인 영상미를 증명한 이응복 감독의 연출은 이 작품의 백미입니다. 서울의 차가운 빌딩 숲과 화려한 호텔, 그리고 그 속에 고립된 인물들을 비추는 유려한 카메라는 느와르적인 분위기를 극대화합니다. 특히 국민 여동생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시도한 김유정의 압도적인 존재감은 극의 몰입도를 최상으로 끌어올립니다. 촬영지로 활용된 서울의 주요 랜드마크와 세련된 도시 풍경은 백아진의 상승과 추락을 시각적으로 대변하며, 드라마 팬들에게는 새로운 필름 투어의 명소로 각인될 것입니다. 예측 불가한 반전과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친애하는 X’는 한 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중독성 강한 걸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