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이 곧 생존 투쟁인 현대 사회에서, 소지한 현금의 액수만큼 초인적인 힘을 발휘한다는 기상천외한 설정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캐셔로'는 한국형 히어로물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작품입니다. 2025년 12월 공개된 이 작품은 팍팍한 현실을 살아가는 평범한 공무원 강상웅이 우연히 기묘한 능력을 손에 넣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자본주의 사회의 가장 적나라한 지표인 '돈'이 곧 물리적인 '힘'이 된다는 설정은 단순한 판타지를 넘어,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세태를 꼬집는 날카로운 풍자로 기능합니다. 드라마는 화려한 CG와 스펙터클한 액션 뒤에 숨겨진 서민들의 애환을 어루만지며, 시청자들에게 통쾌한 카타르시스와 묵직한 위로를 동시에 선사합니다. 주인공 강상웅(이준호 분)은 부모 없이 여동생 상안을 돌보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주민센터 공무원입니다. 내 집 마련과 결혼이라는 소박하지만 먼 꿈을 위해 고군분투하던 그는, 아버지로부터 단돈 1만 원에 강매당하듯 초능력을 물려받게 됩니다. 그러나 이 능력에는 치명적인 페널티가 존재하니, 힘을 쓸 때마다 통장의 잔고가 실시간으로 증발한다는 점입니다. 세상을 구하려면 파산해야 하는 아이러니 속에서, 상웅은 동생의 알바비까지 털어 악당들과 맞서 싸우는 '생계형 히어로'로 거듭납니다. 여기에 계산 빠른 여동생 상안과 든든한 연인 민숙(김혜준 분)의 현실적인 조언과 지지가 더해지며, 가족과 연대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따뜻한 휴먼 드라마가 완성됩니다. 작품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독창적인 세계관과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향연입니다. 상웅 외에도 과거 전설적인 캐셔로였던 떡집 할머니 미선, 음주량에 따라 능력이 발휘되는 독특한 히어로 등 개성 넘치는 동료들이 합류하여 '흙수저 히어로 팀'을 결성합니다. 이들에 맞서는 빌런 조직 '범인회'는 막강한 자본과 권력을 바탕으로 초능력자들을 사냥하는 냉혹한 집단으로,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대립 구도를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특히 서울의 낡은 골목, 주민센터, 한강변 등 지극히 일상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액션 시퀀스는 한국 시청자들에게 깊은 공감과 몰입감을 선사하며, 해외 팬들에게는 서울의 다채로운 풍경을 소개하는 훌륭한 관광 가이드가 되어줍니다. 이창민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과 이제인, 전찬호 작가의 위트 넘치는 대사는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유쾌한 블랙 코미디로 승화시켰습니다. 이준호의 진정성 있는 열연과 김혜준, 김병철 등 연기파 배우들의 앙상블은 극의 완성도를 높이며 평단과 대중의 호평을 이끌어냈습니다. '캐셔로'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정의와 인간애의 가치를 되묻는 수작으로, 답답한 현실을 잊게 할 시원한 액션과 가슴 뭉클한 감동을 찾는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하는 필람 드라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