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하반기, 안방극장을 달콤한 설렘과 유쾌한 웃음으로 채운 '키스는 괜히 해서'는 정체성, 거짓말, 그리고 예기치 않게 찾아온 사랑을 다룬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입니다. 이야기는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제주도에서 시작됩니다. 서로 전혀 알지 못했던 두 남녀가 우연히 나누게 된 충동적인 키스, 그 짧은 순간은 두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드는 거대한 사건의 서막이 됩니다. 주인공 고다림은 팍팍한 취업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싱글 여성입니다. 벼랑 끝에 몰린 그녀는 명문 유아용품 기업의 '마더 TF(태스크포스)' 팀에 입사하기 위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바로 미혼인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기혼 유부녀'이자 '아이 엄마'로 위장 취업을 감행하는 것입니다. 이 대담한 거짓말은 드라마의 핵심적인 갈등 요소로 작용하며, 들킬 듯 말 듯 한 아슬아슬한 긴장감과 배꼽 잡는 코믹한 상황들을 연출합니다. 남자 주인공 공지혁은 마더 TF 팀을 이끄는 팀장으로, 냉철하고 원칙을 중시하는 인물입니다. 재벌가의 후계자이기도 한 그는 일에 있어서는 타협을 모르는 완벽주의자이자,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을 가진 '알파메일'의 표본입니다. 그러나 그의 완벽한 세계는 고다림이 팀원으로 합류하면서 균열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단순한 부하 직원이 아닌, 제주도에서의 잊을 수 없는 키스의 상대가 자신의 팀에, 그것도 유부녀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공지혁은 다림의 정체에 의구심을 품으면서도, 그녀에게 끌리는 자신의 마음과 엄격한 원칙 사이에서 깊은 내적 갈등을 겪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보여주는 장기용 배우의 섬세한 감정 연기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극의 몰입도를 높입니다. 드라마는 단순히 남녀 간의 로맨스에만 치중하지 않습니다. 김무준이 연기하는 신주협 캐릭터는 오랜 시간 짝사랑을 이어오며 가슴 앓이 하는 인물로 등장해 삼각관계의 텐션을 높이고, 남기애 배우는 특유의 강인한 모성애 연기로 극의 무게중심을 잡아줍니다. 또한, 사내 정치와 권력 다툼을 일삼는 악역들의 등장은 자칫 가벼워질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에 적절한 긴장감을 불어넣습니다. '키스는 괜히 해서'는 거짓으로 시작된 관계가 어떻게 진실한 사랑으로 거듭나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사회가 요구하는 '스펙'과 '조건' 속에서 진짜 나를 찾아가는 청춘들의 성장통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냅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이 사랑받는 이유는 안은진과 장기용, 두 주연 배우의 환상적인 케미스트리에 있습니다. 엉뚱하고 발랄한 고다림과 차갑지만 내면은 따뜻한 공지혁의 '티키타카'는 매 회 명장면을 탄생시켰습니다. 제목처럼 '괜히' 시작한 키스가 '필연'적인 사랑으로 변해가는 과정은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합니다. 제주도의 푸른 바다에서 시작해 서울의 치열한 오피스 라이프를 오가며 펼쳐지는 이들의 이야기는, 사랑과 일, 그리고 자아실현 사이에서 고민하는 현대인들에게 유쾌한 위로와 설렘을 안겨주는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